네이버에 있는 베어스의 한 팬카페에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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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에 야구만 세-네경기 보다보니(할일없는 대딩ㅋㅋㅋ) 제가 야구인지 야구가 저인지를 모르겠습니다^^

어젯밤에도 녹화방송보려고 저녁에는 인터넷도 안했어요. 그래서 새벽에 혼자 소리지르다 놀란 어머님께 두들겨맞고ㅠ(전 홈런도 안쳤고 헬멧도 안썼다구요!!)


여튼, 저의 여름을 이리도 아름답게 해주시는 우리 곰들에게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두산의 플레이가 어떤 아이들에게는 삶의 희망이 된다는 것에도 그저 고맙습니다.



몇년전부터 몸이 불편한 동생들과 함께 놀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귀가 들리지 않는 친구도 있고, 말을 못하는 친구도 있고, 걸을 수 없는 친구도 있습니다.

너무나 우습게도, 동생들은 그 어떤 사람들보다 건강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장애라는 이유로 일반학교를 다니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너무나도 원하고 있음에도요.


동생들 중에는 야구선수가 꿈이었던 아이도 있습니다. 아기때부터 아버지와 야구장에서 살던 그 아이는 이제 걸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처음 그 아이를 만났을때, 아이는... 그 어린 나이에 삶에 대해서 생각했고 자신을 미워하고 있었습니다.


올해 5월, 같이 tv를 보다가 우연히 두산이 경기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평소 제가 야구-두산 팬이었던 걸 알던 아이들은 이것저것 물어봤고 저는 즐거워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해줬지요.

야구선수가 꿈이었던 동생은 야구가 보고싶다고..얘기했습니다.

그래서 동생들을 데리고 잠실에 갔었습니다.


생전 처음 와보는 야구장에 신나하고 어색해하던 아이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선수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안쌤 홈런도 나오고 2루타도 많이 나오고 재미있었죠ㅎㅎ

경기 끝나고 동생들 모두 안쌤과 영민선수 팬이 되었지요.

(경기 규칙 잘 모르니.. 홈런치면 최고선수고, 영민선수는 왜 좋아하게되었는지 이유가 잘 기억이.. 그때 경기가 5월 20일 기아전이었는데 이유를 아시는분이 계신가요?ㅋㅋ)


그 경기 이후로 애들이 tv에서 두산경기가 나오면 무척 즐겨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그 동생이 야구가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마땅한 장소도 장비도 없어서 고민하다가 원장선생님과 과외하는 학생의 아버님(서울 모 초등학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간단하게 캐치볼을 했습니다.  

다들 즐겁게 놀고 있는데 그 아이가 꼭 타석에서 배트를 휘둘러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허리아래로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아이.. 하체의 조그만한 충격에도 소변을 보는 아이.. 모두들 걱정했지만 꼭 해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아이의 다리에 보호대와 스펀지를 구해서 대어주고 다른 아이가 조금스럽게 공을 던졌습니다.

배트를 전혀 휘두르지 못했습니다.

다들 말렸는데 그냥 한번만 맞춰본다고 오히려 저희를 재촉하더군요.


그리고 아이는 멋진 번트를 성공시켰습니다.

3루주자를 불러들이고 1루주자를 진루시키고 1루에서 세잎되는 너무나도 대단한 번트를요.


베이스조차 그리지 않았던 운동장에서 아이는 1루라 생각되는 곳까지 휠체어를 밀어 달렸습니다.

다들 눈물을 참고 있는데 아이가 저에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나, 이종욱선수보다 빠르지?"


그 환하게 웃는 얼굴이 일렁거려 가는 두 어깨를 급히 안고 말해주었습니다.

니가 두산에 왔으면 우리팀 1번은 너라고...



아이들은 요즘 야구에, 두산에 푹 빠져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는 멋진수비와 도루, 아슬아슬한 세잎.

선수들이 필사적으로 경기하는 것을 보면서 엉덩이를 들썩들썩하지요.


아쉬운점이 있다면 들리지 않는 아이가 아직 룰을 잘 모르는데 해설을 듣지 못한다는 것이지만

보는걸로도 이해가 되는 스포츠의 특징과 문자중계 덕에 나름 잘 보고 있습니다.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그 아이는 스스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멋진 홈런을 치겠다면서 상체의 힘을 기르고 있습니다.

야구장에서 일하고 싶다면서 어떻게 해야될까?라고 묻기에 의사가 되어 주치의가 될 수도 있고, 해설자가 될수도 있고, 스포츠기자가 될수도 있다고 하니까 공부를 잘해야겠다며 요즘 공부에 한창입니다.


왜 다시 야구를 보게 된거야?라고 물으니 두산이 좋아서..라고 대답했습니다.

두산이 왜 좋아?라고 물으니 나도 그렇게 될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되고싶은데?라고 물으니 안되는 것처럼 보여도 열심히 달리서 세잎될거야..라고 하더군요.


이 만화같고 드라마같은 얘기는 이제 중2가 되는 남자아이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초등학생들의 이야기지요.


이 아이들에게 힘을 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를 설명해준 날부터 반짝반짝거리며 기대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올해 일내길 부탁드립니다^^



어제의 승리로 다들 즐거운 카페에 제가 너무 뜬금없는 이야기를 썼나요?

그래도 이 마음을.. 넘치는 마음을 주체할수가 없어 제가 좋아하는 이곳분들고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어린팬들도 있구나..하는 맘으로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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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ongjagi